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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부모의 경험은 자식에 대한 교육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판단하기 보다는 경험해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강하게 믿지만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외아들이었던 중학생 태호(가명)는 대단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머리가 제법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성적은 최하위권이었죠. 제법 좋은 머리이지만 하위권이었던 것은 부모님의 독특한 교육관때문인 것도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여러번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두 분다 대학을 나오셨고, 좋은 대학은 아니었는지 나는 모르지만, 대학 나온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 두 분의 교육관은 확실했어요. 공부로 최고를 할 것이 아니라면 그저 그런 대학 나와봤자 소용없으니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도 않을 것이며 공부 말고 다른 길을 찾으라는 거였죠.

 

 

 <아이가 갈 수 있는 길은 다양합니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런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겠죠.>

 

 

 

그런 집안의 분위기 때문인지 태호는 실력이 바닥이었으나 중학교 2학년이 될때까지 공부에 대해 잔소리를 듣지 않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노는 것과 컴퓨터 게임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내가 운영하는 학원도 친한 친구 따라 흥미로 한 번 온 것이었죠. 그러니 두 달 정도 다니고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 후 중3이 되자, 이 지역은 아직 고입선발고사가 있는 관계로 인문계로 진학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태호 본인이 다시 학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공부로 풀어나갈 생각은 없다는 부모님의 교육관은 변함 없었습니다. 본인이 보내달라고 해서 학원을 보내는 것 뿐이라는 대답이뿐이었죠. 고입선발고사를 두 달 남기고 공부하겠다고 왔지만 너무 기초가 없는 관계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서 한 달 다니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태호는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실업계(공업고등학교 같은 곳)를 갔을 겁니다. 워낙 기초가 없고 시험까지 남은 시간이 없어서 인문계 진학은 사실 힘들었습니다. 그때 아이 얼굴의 어두운 표정이 안 잊혀지네요.

 

 

 

생각해보면 머리도 꽤 좋은 학생인데 아까운 마음이 듭니다. 부모님의 교육관으로 자유스럽게 공부시키는 것은 좋지만 아직 가치관의 형성이 되어 있지 않은 아이한테 한정지어서 방임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방임 교육으로 오히려 잘 성장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태호가 실업계를 진학했다 해도 나중에 명문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올바르며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 앞으로의 자신의 삶의 선택권이 좁아지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을 경험하지 못하고 지나가는게 아닐까 또는 많은 가능성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방임이 무조건 나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방임이라 해도 부모는 바로 옆에 있어야 하겠죠>

 

 

 

 태호의 부모님이 좀 더 다른 경험을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대학을 나와서 나름대로의 만족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했다거나 오히려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전혀 다른 교육관을 가지고 있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간접 경험을 통해서 나머지를 메꾸려 하지 않던가요? 그래서 지금 이런 글도 읽고 말이죠. 그리고 사실 태호와는 정 반대의 사례는 더 많습니다. 너무 강하게 공부하라는 압박을 가하는 경우 말이죠. 이런 경우도 부모의 선입된 경험이 자식교육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부모들이 자신들의 경험이 자식에 대한 교육관으로 바뀌어 일방통행을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그런 경우 그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아이가 다 큰 후에나 알게 된다는 것이죠. 나는 잘 할까? 혹시 시야가 좁아지지는 않을까? 나도 어렵습니다. 모두에게 어려운 과제인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 구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