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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아이에 대해 어른들이 모르는것 2탄





 초보선생님들의 마음가짐은 비슷할 것입니다. 사랑으로 가르치고 대화로써 풀어가되 되도록이면 벌을 주는 것은 안하려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때론 따끔한 벌을 주기도 하면서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겠다는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겁니다.

 

 

<영화 울학교이티의 한 장면. 처음 영어를 가르치는데 열정으로 가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가령 이 초보선생님이 맡은 반 아이들이 숙제를 잘 안 해온다면. 처음에 선생님은 왜 숙제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말하며 몇 번 다시 기회를 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몇몇 아이들은 해오지만 안 해오는 녀석들은 여전히 안 해옵니다. 너무 숙제를 안 해오는 빈도가 잦자 화를 냅니다.

"또 안 해오면 내일은 선생님한테 혼 날줄 알아? 알았어?"

화를 내니 거의 다 해왔지만 여전히 안 해오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전보다 많이 해왔으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안 해온 녀석들에게는 다시 꼭 해오라고 당부합니다.

 

그러다 조용히 넘어가니 안 해오는 비율이 다시 많아졌습니다. 다시 한 번 협박(?)을 해보지만 잘 먹히지 않습니다. 막상 혼내려 하니 쉽지가 않죠. 정말 부득이한 경우에만 하려고 자제합니다. 그러자 갈수록 많이들 숙제를 안 해옵니다. 언제 한번 날 잡아서 혼내지 않으면 통제가 안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느날 숙제를 너무 많이 안 해오자 안 해온 학생들을 앞으로 불러냅니다.
"내가 몇 번을 말했니? 내가 혼난다고 했지?"
이 초보선생님은 학생들의 손바닥을 두대씩 때린후 남아서 숙제를 모두 하고 가라고 지시합니다.
과연 이 반은 숙제를 잘 해오는 반이 되었을까요?
이 초보 선생님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문제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점에 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과의 약속을 너무나 쉽게 해버리고 너무나 쉽게 깨뜨립니다. 어른들 사이에서는 어떤 약속은 의례상 하는 것도 있고, 숨은 뜻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하죠. 약속은 약속입니다. 벌을 주겠다는 약속도 분명 약속이니 지켜야 합니다. 또는 벌대신 다른 것을 하기로 했다면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벌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아이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숙제는 하기 싫고 친구들과 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은데 과연 내일 안 해가면 혼날까? 아니다 대부분 그런 경우 그냥 넘어간 적이 많았다. 고민하던 학생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아마 혼나지 않는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숙제를 해가지 않습니다. 그런 날이 지속되다가 벌을 받게 되면 그날은 재수가 없는 날이거나 선생님의 기분이 안 좋은 날 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다시 말하지만 벌을 주겠다는 약속을 함부로 해서도 안 되지만 했을 때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약속을 꼭 지키라고 가르치지 않았나요? 반드시 선생님 자신이 한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사소한 벌이라도 지켜야 합니다. 또는 벌이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반응과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초보선생님(물론 오랜 경력자여도 그런 경우는 많다)은 벌을 주는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벌을 주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감이 따르고 힘든 일이고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고 싶기에 벌을 주자니 용서 아니 미루는 경향이 많습니다. 좋지 않은 교육입니다. 자신이 편하려고 택하는 교육은 좋지 못합니다.


















어떤 학생의 방안에 컴퓨터 게임, 텔레비젼, 최신오락기, 핸드폰, 만화책등을 잔뜩 쌓아놓고선 공부하라고 하면 학생은 공부와 놀이중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힘들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숙제와 노는것중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한가지를 선택했을때는 잃어버리는 것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되지 않을까요? 해야 할 일을 안하고 놀이를 선택했다면 분명 잃어버리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런 것을 단순히 재수의 문제거나 운의 문제로 치부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아이들은 눈치가 빠릅니다. 아니 눈치가 빠르지 않다해도 어떤 선생님의 벌을 주는 스타일은 당연히 아이들의 아주 큰 관심사이고 빨리 파악합니다. 위의 예처럼 초보선생님은 학생 한명 한명을 파악을 해야 할 때 파악만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